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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내비 부럽지 않은 3종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각자 비교해 보니

"아... 또야?"

내비게이션을 쓰고 있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일이다. 한 달에 그렇게 몇 번을 업데이트 받으라며 권하는 건지,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작업이다. 한 번은 업데이트 주기가 다가오면 그날대로 귀차니즘이 시작된다.

아주 간단하게 뚝딱하고 끝날 일이라면 상관이 없는데, 마이크로 SD 카드를 뽑아서 PC에 꽂았다가 지도 파일과 주소 및 교통 정보 등의 각종 자료를 내려 받고 다시 꽂아 인식시키는 과정이 꽤나 길어서다. 웬만한 지도 패키지 하나를 내려 받는 것만 해도 4 GB 정도는 아주 우습게 넘겨서 새 지도로 SD 카드에 복사해 넣는 시간만 한 두 시간 정도는 금방 지나 버린다.

요즘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설치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SD 카드를 넣었다 빼는 중간 과정만 없어졌지, 업데이트를 위해 몇 GB의 설치 패키지를 내려 받는 과정 자체는 그대로다. 어디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업데이트가 귀찮았다면,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어떠신가요?

 

▲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지도 설치와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이런 기존 내비게이션의 불편 사항을 인지한 나머지,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이 각광받고 있다.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운전자가 위치한 곳의 주변 정보만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내비게이션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단말기 내 GPS를 활성화해서 위치 정보를 서버로 전달하면, 서버는 해당 위치 인근의 건물과 도로, 교통 상황을 비롯한 정보를 단말기로 보낸다. 이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짐으로써 운전자는 원하는 목적지까지 정확하고 안전하게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우리가 기존에 쓰던 일반 내비게이션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용량' 문제를 짚을 수 있다. 기존의 내비게이션은 운전자가 어딜 향하든 의사에 관계 없이 모든 정보를 내려 받아야했기에 용량에 관한 상대적인 부담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지도상 표시된 정보만 해도 몇 GB, 교통 신호 위반 및 과속 카메라 단속 구역, 음성 안내, 교통 정보 등을 모두 설치해야만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이와 같이 방대한 양의 사전 정보를 내려 받지 않아도 되기에 설치 시 용량의 부담이 적다. 초기 설치에 필요한 파일 수십 MB 정도만 감당할 수 있으면 나머지는 서버와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정보만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SD 카드를 몽땅 지웠다가 새 파일로 복사해 넣는 기존의 내비게이션에서의 고된 업데이트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처럼 어플리케이션상에서 버전 업데이트만 거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난다.

 

■ 쓸 만한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어떤 게 있나요?

이런 종류의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으로는 맵퍼스의 아틀란 3D와 현대엠엔소프트의 맵피,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LTE에어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들 내비게이션은 이용 중인 통신사에 관계 없이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클라우드 내비게이션들이다.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을 출시하기 이전에 이들 개발사는 모두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 적잖은 노하우를 쌓아왔기에 인터페이스 구성은 기존 내비게이션과 대체로 비슷하다. 단말기용으로 제공되는 어플리케이션의 특성상 부가 기능의 수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내비게이션을 누구나 쉽고 익숙히 다룰 수 있는 각 개발사만의 시각적인 특징이 녹아 있다.

모두 돈 한 푼 내지 않고도 무료로 쓸 수 있는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이기에 설치 및 이용에 따른 제한은 없다. 애플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 후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이름을 검색해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이용 중인 이통사에 따라서도 SK텔레콤은 티맵, KT는 올레내비,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내비 LTE라는 이름으로 내비게이션이 공급되고는 있기는 하다. 그나마 유플러스 내비 LTE는 맵피의 개발사인 현대엠엔소프트가 참여해 클라우드 내비게이션과 같은 방식을 띠지만 티맵과 올레내비는 기존의 내비게이션처럼 사전에 지도 정보를 모두 받아야 한다.

 

■ 교통 정보 반영된다, 경로는 내비게이션마다 차이 나타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들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에서 길 안내는 어떻게 이뤄질까? 경산역 인근에서 목적지를 동대구역 제2주차장으로 설정하고서 이에 따라 표시된 주행 코스를 살폈다. 같은 경로를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부가적으로 안내되는 경로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아틀란 3D의 경우, 빠른 길로는 대구 부산 고속도르를 경유하는 경로를, 무료 코스로는 대구 스타디움(경기장) 방면이 아닌 달구벌대로를 탔다가 고모역 방면으로 나 있는 국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안내됐다. 목적지로 향하는 각 주행 코스에는 교통 정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색상 그래프가 표시되기도 했다.

맵피는 시간이 가장 덜 걸리는 빠른 코스로 경기장 네거리서 우회전했다가 달구벌대로에 합류하고 만촌 네거리서 우회전하는 코스를 안내했다. 실시간 최적 경로로 안내된 길로는 달구벌대로와 고모역 방면을 거치는 것으로 아틀란 3D와 거의 같았지만 말이다. 여기서도 색상을 통해 대략적인 교통 상황이 표시됐다.

아이나비 LTE에어는 빠른 길과 주행하기 편한 길을 모두 같은 경로로 안내했다. 경기장 네거리를 가로 질러서 범안 삼거리서 우회전했다가 달구벌대로에 합류해 만촌 네거리서 우회전하는 코스다. 맵피에서 빠른 코스로 안내했던 것과 중간 과정이 살짝 다를 뿐, 달구벌대로에 합류하고부턴 안내된 코스가 같았다. 교통 상황은 맵 자체엔 나타나 있지 않기에 교통 정보 탭을 누르고 확대하면 볼 수 있다. 

 

■ 목적지는 같은데 서로 다른 경로를 안내한 이유는?

출발지는 경산역 인근, 목적지는 동대구역 제2주차장으로 모두 같은데 각각의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에서 안내된 경로가 조금씩 차이를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 아틀란 3D의 경우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이는 교통 정보를 제공받는 곳이 서로 달라서라는 점을 짚을 수 있다. 아틀란 3D는 동부NTS와 한국도로공사, 경찰청에서 취합한 정보를 반영하고 있고 맵피는 KBS TPEG, 아이나비 LTE에어는 국토교통부 측에서 제공한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 아틀란 3D는 어플리케이션상에서 정보 제공처를 표시하고 있어 이용자가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맵피와 아이나비 LTE에어는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표시하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아이나비 LTE에어는 자사의 홈페이지 내에서 국토부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점을 밝혔고, 맵피는 고객 센터를 경유한 유선 통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쨌든 교통 정보를 받는 곳이 각자 다르다면, 안내 받는 경로엔 위와 같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당시 경로를 조회했던 시간대가 평일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였던지라 매 시각마다 달라질 교통 상황에 따라선 중간 경로에 따라서도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다.

 

■ 내비게이션에서 표현되는 '3D 지도', 각자 비교해 봤더니

앞선 두 단락에서 각 내비게이션의 제작사, 반영된 교통 정보 내용 또한 서로 달랐다는 점을 알았다. 그렇다면 내비게이션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을 지도의 품질에 관한 부분에선 어떤 차이를 보인다 할 수 있을까? 3D 지도상에서 보이는 입체 건물의 수와 확대 축소를 누르지 않은 상태서의 시야 범위를 비교해 봤다.

▲ 기본 화면에서의 지도 표시 상태.

아틀란 3D는 같이 비교한 두 내비게이션보다 더 많은 내용을 한 눈에 표시하고 있었다. 글쓴이가 머물고 있는 아파트며 인근의 초등학교 건물, 다소 멀리 떨어진 지역의 아파트도 입체적으로 표시해 보여줬다. 은행과 주유소 등 주변 편의 시설도 지도상에서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맵피는 기본 화면상에선 주요 건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화면 내 약도는 아플란 3D보다 정밀하다. 한 단계 정도 화면을 확대하면 아틀란 3D와 같이 규모로만 보여줬던 일부 건물 정보가 입체적으료 표시된다. 지도상에는 주유소와 학교, 일부 아파트 대단지 등 주요 거점 정보만 눈에 띈다.

아이나비 LTE에어는 기본 화면상에서 볼 수 있는 시야 범위가 가장 좁았다. 약국과 정비소, 치과, 주차장 등 보다 세밀한 정보를 알려주려 하고 있다. 밝은 톤의 컬러를 사용해 그래픽 구성이 비교적 화려하며, 기본 화면에서의 인터페이스 구성도 간단하다.

이 외에도 동영상으로 비슷한 시간대에 만촌 네거리까지 가는 길을 모의 주행으로 시연해 봤다. 동영상으로 세 가지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에서 표시되는 3D 지도를 관찰해 보길 바란다. 

 

■ 세 가지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기능들 비교해 보니

길 안내를 하는 기본적인 역할 말고도 각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에서 제공하는 기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틀란 3D는 '소셜 스팟' 기능을 써 볼 수 있다. 체크인 장소 탭을 누르면 GPS로 조회된 위치를 중심으로 특정 장소를 누가 얼마나 다녀갔는지를 확인할 수도 있고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목적지를 눌러 체크인을 누르면 이 장소에 찾아갔다는 일종의 방문 기록을 남길 수도 있다. 방문자 현황 탭을 눌러 실시간으로 등록되는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고 리포팅 현황 탭을 이용해 교통 상황을 전파할 수도 있다.

목적지 검색 시엔 '목적지 공유' 기능으로 문자 혹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상대방에게 내가 향하는 위치를 알릴 수도 있다. 문자 메시지 발송 시엔 짧은 URL 형태로 발송이 되는데 URL 링크를 누르면 아틀란 3D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돼 바로 목적지를 띄운다.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목적지 검색어 랭킹 서비스와 차량용 내비로 주차 위치를 전송하는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맵피는 목적지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다음의 '로드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목적지 선택 후 모의 주행을 마치면 안내 종료 화면상에 로드뷰와 주차장 표시를 띄우는데, 로드뷰를 누르면 도착지 주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차장을 선택하면 도착지 주변의 주차장을 리스트 형태로 보여준다.

위치 공유 기능은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로 한정됐던 아틀란 3D보다는 범위가 넓다.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로는 기본이고 네이트온과 마이피플 같은 모바일 메신저,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SNS, 이메일로도 경유해 상대방에게 목적지를 전달할 수 있다.

아이나비 LTE에어는 그래픽으로 표현된 지도와 목적지 인근의 다음 로드뷰 서비스 말고도 항공 사진으로도 지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항공 사진은 고정뷰로 설정된 상태서 볼 수 있으며, 별도의 목적지 입력 없이도 로드뷰와 항공 사진으로 보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검색한 목적지는 메인 화면 하단에 리스트돼 정렬되며 최대 다섯 곳까지 표시된다. 추가적인 차이가 있다면 아틀란 3D와 맵피는 맵 자체적으로 교통 정보를 함께 표시해 주는데, 아이나비 LTE에어에서 교통 정보를 확인하려면 메인 화면으로 빠져 나와 교통 정보 탭을 눌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그룹 주행과 가족 안심(7일 간 무료), 레이더(친구 조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무료로 쓰는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출퇴근 운전자에게 알맞을 듯

이처럼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무료로 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으로서 기존의 단말기형 내비게이션만큼 괜찮은 수준의 기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론 업데이트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의 내비게이션은 새로운 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별도로 SD 카드를 이용해 운전자가 새로운 정보로 갱신시켜야 하는데,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항상 최신화된 서버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내려 받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모든 지역의 지도를 미리 내려 받을 수도 있지만, 매번의 업데이트가 번거롭다면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이 유용할 수 있다.

둘째는 무료로 이용 가능한 교통 정보 기능이다. 보통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TPEG 형태의 교통 정보 서비스는 유료 결제를 통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은 별도의 과금없이 교통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 경로도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교통 정보에 맞게끔 안내가 이뤄진다.

셋째는 익숙한 인터페이스 구성과 기존의 내비게이션보다 나은 편의 기능이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내비게이션의 기본적인 특성을 따르고 있으면서 기존 내비게이션에선 보기 어려웠던 다음 로드뷰, 소셜 서비스와 같은 기능을 이용해 볼 수도 있다.

물론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이라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짧은 거리를 오가는 매일 수십 Km 내외를 오가는 출퇴근 운전자라면 모를까, 직업 특성상 운전의 비중이 많거나, 아주 먼 거리를 다니는 운전자에겐 다량의 데이터 사용에 따른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더라도 자주 가는 지역의 지도는 미리 받아놓고 쓰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오랜 시간 사용에 따른 배터리 소모 문제도 고려될 수도 있다. 여분의 배터리 팩을 가지고 있거나 시거잭 충전기에 연결한 채 다닌다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혹시나 운전 중에라도 전화와 메시지 사용의 비중이 많다면 클라우드 내비게이션보다는 그냥 기존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매번 내비게이션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할 때마다 너무 오래 걸리는 시간 때문에 고달팠던 운전자라면, 이번에 다룬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을 한 번 사용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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