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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야기

"문창극 총리 지명 철회해야" 시민·종교 단체 가세

노동단체, 문창극 총리 후보 지명 철회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세월호 몰살에 분노하는 노동자행동'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어버이연합 등은 "문 후보에 대한 왜곡보도 말라"

(서울·나주=연합뉴스) 공병설 설승은 박철홍 이슬기 기자 = 일제 강점 등과 관련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시민·종교 단체가 연일 총리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 간부로 구성된 노동자행동은 13일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사고를 책임질 시점에서 일제 식민지가 하나님 뜻이라고 말한 사람을 총리로 지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 후보자는 기본적인 민족관과 국가관에 문제가 많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사람"이라며 "노동자와 국민들은 총리로 사회 문제를 책임지고 풀어갈 사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창극 후보자 지명 철회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독교신학자협의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단체 주최로 열린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도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지명된 안대희 총리내정자가 재산형성 과정에서 국민 동의를 구하기 어려워 낙마했다면 문 후보자는 역사관, 민족관, 종교관 등 어느하나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한반도평화통일불교실천기획단과 참여불교재가연대 등은 논평을 통해 "문 후보자 사고의 근간에는 반민족적, 빈민중적, 반자주적 역사관과 몰역사적 이념편향, 개신교 근본주의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 등 10여개 기독교단체도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교 이름으로 잘못된 모습이 비추어져서는 안된다"며 "하루빨리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유림을 대표하는 성균관 역시 성명을 내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고 반역사적, 반민족적, 제국주의적인 사관을 가진 인물은 절대로 총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 학생이 조선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사건으로 촉발된 나주학생독립운동 관련 단체들도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비난했다.

반발하는 보수단체 (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3일 오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등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왜곡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은 성명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식민지배를 정당화한 발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자를 지지하는 보수 단체들의 회견도 열렸다.

어버이연합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 후보자의 발언을 보도한 KBS를 규탄한다"며 "KBS는 특정 정치 집단의 이익에 맞춰 악의적인 짜깁기로 강연 내용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엄마부대도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을 방문, "KBS 등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로 문 후보자를 흔들고 있다. 잘못된 것이 잇으면 청문회에서 따지면 된다"며 문 후보자 측에 위로와 격려의 뜻을 담은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한 특별강연에서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에 대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서울대 초빙교수로 올해 1학기 '저널리즘의 이해' 수업을 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굳이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