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공유

이동통신 3사 기가 LTE는 진짜 기가 속도? 아직은 생색내기용 서비스

KT가 세계 처음으로 기가 LTE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한 이후 경쟁 관계에 있는 SKT와 LGU+ 역시 기가 LTE 서비스를 발표하며, KT의 세계 최초는 서비스 가능한 단말기인 갤럭시 S6/ S6 엣지의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가장 먼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렇게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발표한 '기가 LTE'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들 모두 'LTE 300Mbps + WiFi 867Mbps = 1.17Gbps'로 동일한 서비스이며, 아직 서비스 가능한 단말기도 삼성 갤럭시 S6/ S6 엣지 뿐인 상황에서 사실상 차이가 없다.

그래도 서로 자사의 서비스가 '이래서 좋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기가 LTE' 서비스의 '함정 카드'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은 역시나 이동통신 3사가 마찬가지인데, 이번 기사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내세우고 있는 기가 LTE 서비스의 뒤에 숨어있는 '함정 카드'를 짚어보겠다.

 

 ■ 그걸 믿었음? 아직은 실현 불가능한 기가 LTE 속도

KT를 포함한 이동통신 3사가 내세우는 기가 LTE는, 복잡한 기술 용어를 다 빼고 핵심만 간추리면 3CA LTE-A 300Mbps 속도에 기가 WiFi 867Mbps 속도를 더해 최대 1.17Gbps 속도를 구현한 기술이다.

하지만 '기가 LTE'를 이루는 LTE의 최대 속도 300Mbps와 기가 WiFi의 최대 속도 867Mbps는 스펙상 최대 속도에 불과할 뿐 실제 환경에서 구현은 불가능한 속도인데, 특히 기가 WiFi의 최대 속도가 불가능한 것은 공유기를 통한 외부 변수 통제 상황에서의 867Mbps 무선 연결과 기가비트 PC랜을 이용한 내부망에서 여러차례 확인된 바 있다. (참고 : 관련 기사)

그래도 일단 이동통신 3사에서 기가 WiFi 867Mbps 속도가 가능하다고 하니 우리가 모르는 첨단 기술과 전문 장비를 써서 가능하다고 일단 믿어보자. 그래도 WiFi 연결의 특성상 WiFi 867Mbps 속도가 불가능한 이유가 있는데, 이 문제는 해결되었을까?

 

WiFi는 하나의 AP에 장비가 물리면 구분하기 위한 IP를 할당해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며, 연결되는 장비가 늘어날수록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역폭은 위 이미지와 같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사용자가 범위를 벗어나서 연결이 끊어져도 일정 시간 관련 정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나 극장 같은 곳에서의 공공 WiFi는 항상 성능과 접속 문제가 계속 이야기되어 왔다.

통신사의 WiFi 핫스팟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겠지만, 그래도 연결된 장비가 많을수록 각각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WiFi 대역폭, 즉 속도가 낮아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통신사들이 내세우는 기가 WiFi의 867Mbps 성능이 가능하더라도 이는 1:1 연결에서만 가능한 수치일 뿐, 여러 사람이 몰리는 실제 환경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LTE의 실제 속도가 통신사 광고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확인된 바 있고, KT의 기가 LTE 시연에서도 최대 속도가 '기가'는 물론이요, '기가 WiFi'라고 광고하는 867Mbps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신사의 시연에서도 '기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기가 LTE가 일반 서비스되어 유동 인구가 바글바글한 실제 환경에서 과연 '기가 LTE' 속도를 내줄 수 있을까?

 

KT는 아직 기가 LTE의 속도를 측정할 툴은 없다고 밝혔다.

이말은 곧 실제 사용 환경에서 '기가 LTE'가 진짜 '기가' 속도를 내줄 수 있는지 개인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 내가 지금 쓰는 데이터는 'LTE'인가 'WiFi'인가?

통신 3사가 내세운 기가 LTE는 'LTE + WiFi'다. 다들 알겠지만 'LTE' 데이터는 요금제에 따라 차감되지만 'WiFi' 데이터는 무료인데, 이렇게 과금 체계가 다른 두 가지 데이터가 혼용됨에 따라 소비자는 데이터 사용의 함정에 빠지게된다.

이론상 기가 LTE를 사용할 때 LTE 데이터는 전체 데이터의 약 1/4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WiFi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지금 쓰고 있는 데이터가 LTE 데이터인지 WiFi 데이터인지, 어느 데이터가 얼만큼 쓰이고 있는지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마케팅을 철썩같이 믿고 LTE 데이터는 현재 데이터 소모량의 1/4만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WiFi의 한계로 거의 모두 LTE 데이터만 소모되고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LTE 데이터를 다 쓰면 불안한 WiFi 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따라서 사용자는 LTE와 WiFi를 같이 쓴다는 심리적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전보다 LTE 데이터 사용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사용자에게 수시로 데이터 사용량을 체크하는 불편함만 가중될 수 있다.

이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서만 기가 LTE 서비스 계획을 밝힌 KT나 LGU+보다, 모든 LTE 요금제에서 기가 LTE 서비스 계획을 밝힌 SKT 고객들이 특히 주의할 점이다.

 

 ■ 기가 LTE 쓰려면 단말기 새로 사세요

이동통신사들의 이번 기가 LTE 서비스 발표에 따르면 지원하는 단말기는 갤럭시 S6/ S6 엣지 두 종류에 불과하며, 삼성에서 하반기에 출시할 중고가 단말기에 기가 LTE를 지원할 에정이다.

이말은 곧 기가 LTE를 쓰기 위해서는, 현재 갤럭시 S6/ S6 엣지 사용자가 아닌 경우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뜻으로, 단통법 하에서 단말기 교체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KT는 기가 LTE를 5G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이종망 융합기술에 기반한다고 소개했는데, 단말 제조사에서 하드웨어 스펙상 기가 LTE 지원이 가능한 단말기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할지, 최신 제품이나 신제품 위주로 지원할지는 아직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 기가 LTE, 아직은 이통사 생색내기 불과

KT의 기가 LTE 서비스 발표에 이어 SKT와 LGU+가 화급하게 대응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이동통신 3사에서 발표한 기술은 유선에 이어 무선까지 이어진 기가 속도, 앞으로 5G 서비스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는 이종망 융합기술의 상용화라는 상징성을 보여주며, 분명히 기술 발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인 진보와는 별개로, 서비스의 장점만을 강조해 뒤에 숨어있는 '함정카드'에 대한 시선을 빼앗는 전법은 이번에도 계속되었는데, 대표적인 함정 카드는 언급한 WiFi와 LTE의 속도 문제로 인해 시연에서조차 기가 속도를 달성하지 못하는 현실, 여기에 LTE와 WiFi를 섞어 쓰면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요금 폭탄의 위험, 단말기 지원 문제를 들 수 있다.

물론, 이들 문제는 새로운 기술 기반 서비스가 출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치부할 수 있고, 서비스나 기술이 지원하는 최고 스펙으로 광고하는 것 역시 일반적인 마케팅 기법이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모뎀 쓰던 1990년대도 아니고, 알 만한 사람은 이동통신 3사의 '기가 LTE'가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다 아는 상황에서 속이 빤히 보이는 마케팅을 이어 가기보다, 이동통신 3사는 지금이라도 '진짜 기가' 서비스를 제공할 방도를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