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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성능이 전부가 아니다! 아날로그 감성 스마트폰 'LG G4'





IT 기기의 혁신은 언제나 기술에서 시작됐고 그 기술을 혁신해야 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 이유로 한번 만들어진 기술은 더 나은 성능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개선을 반복하게 되고 더 나은 스펙과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할 수 있게 해줬다.

쉽게 생각하면 남보다 더 빠르고 더 스펙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잘 팔린다는 믿음이 스마트폰의 진화를 이끌어 온 것인데 여기에 다른 해법을 시도한 메이커가 있다.

바로, LG전자인데 지난 5월 말 스펙에 목숨 건 타 메이커와 달리 천연 가죽 커버와 수동 카메라 라는 아날로그 필 충만한 감성적 요소로 차별화를 시도한 LG G4가 출시된 것이다.

필자는 출시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LG G4를 사용해 볼 수 있었으며 그에 대한 평가를 지금부터 정리해 볼까 한다.

 

 ■ 천연 소가죽 커버, 없었으면 어쩔..

LG G4의 디자인은 솔직히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약간의 곡면 디스플레이와 그립감을 높이는 디자인 덕분에 좀 다른 느낌이 나지만 그 느낌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인지 애매한 곡면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도자기 느낌의 번들거리는 세라믹 커버도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지만 그립감 향상 측면에서도 그렇게 좋다고 평하긴 힘들었다.

대신, LG G4가 주목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가죽 커버 만큼은 디자인이나 그립감 측면 모두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가죽 본연의 질감이 전해주는 고급스러움이 플라스틱 커버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고 손으로 들고 다닐 때의 그립감 또한 비교가 불가할 만큼 차이가 컸다.

이런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비싼 세단이라도 내장재 재질이 우레탄에 플라스틱인 것과 천연 가죽인 것의 차이라고 할까 커버 하나 차이로 그런 느낌 차이가 날 정도니 LG G4 사용자라면 꼭 천연 가죽 커버를 사용하기 바란다.

모든 천연 가죽 커버의 단점인 습기와 오염에 대한 문제는 배지터블 태닝이라는 코팅 공정을 통해 대비했다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다른 가죽 소재 제품을 다룰 때 처럼 흠집이나 오염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 스마트폰 카메라, 수동으로 진화?

LG는 전통적으로 카메라 스펙에 목숨 거는 경향이 있다. 광학식 손떨림 기능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도 그렇고 레이저를 이용한 AF 검출 방식을 도입한 것도 LG가 최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만큼은 그 어떤 메이커 보다 앞서 나가려는 것이 LG전자인데 LG G4의 카메라 또한 그러한 방향에 맞게 많은 것이 개선되고 추가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동 촬영 기능 추가다. LG는 전문가 모드라고 이 기능을 추가했는데 초점 조절과 셔터 속도 그리고 ISO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동 모드에선 +/- 2 단위까지 노출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노출 고정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 노출 보정을 조절하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원하는 노출 값을 사진에 적용할 수 있다.

수동 기능에서 설정 가능한 범위는 ISO는 최대 2700, 셔터 속도는 최대 1/6000 이다. 조리개 자체가 없는 스마트폰 렌즈 구조 때문에 조리개 수치를 변경할 수 없지만 웬만한 디지털카메라의 수동 촬영 기능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는 얻을 수 없는 연출 장면을 LG G4에 담아 낼 수 있다.

화질에 대한 평가는 화이트 밸런스나 노이즈 모두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와는 확실히 차별화 된 느낌였다.

아무래도 늘어난 화소(23%) 대비 커진 면적(40%) 덕분에 픽셀 피치가 증가한 1600만 화소 CMOS 센서의 위력이 발휘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픽셀 피치 증가에 따라 고감도 노이즈가 줄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화질 개선과 감도 범위도 향상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화이트 밸런스는 LG가 강조한 것 처럼 완벽하진 않았다.

컬러 스펙트럼 센서 덕분에 붉거나 노란 계열의 피사체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푸른빛이 도는 현상이 많이 억제되긴 했지만 그 때문에 약간 붉은 톤이 강조됐다.

필자가 사용중인 G PRO2 대비 좀 따뜻한 느낌의 사진을 담기엔 좋지만 화이트 밸런스 부정확 한 상황에서 기대를 충족 시켜주기엔 조금 모자란 듯 했다.

특히, PC로 볼 때 그 느낌 차이가 더 컸다.

 

 ■ DCI 색역 퀀텀 디스플레이, UX 색 조절 필요

LG G4에는 퀀텀 IPS 디스플레이가 적용 됐다. 요즘 삼성이 밀고 있는 4K SUHD TV가 퀀텀 닷 기술로 색역 증가와 HDR 지원을 강조한 바 있어 이 기술을 채용한 디스플레이로 생각되어 왔지만 LG는 기존 퀀텀 닷 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퀀텀 닷 기술은 퀀텀닷 필름을 삽입하는 방식이지만 LG G4의 IPS 퀌텀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유닛에 현광 물질을 발라서 색재현율을 높인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가 TV에서 LCD의 색재현율을 높이기 위해 적용한 WCG(Wide Color Gamut) 기술을 LG G4의 LCD에 적용했고 그것을 브랜드화 시켜 퀀텀 디스플레이라 명명한 것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LG G4의 LCD 디스플레이는 기존 G3 대비 명암비는 50%(1500:1), 밝기는 25%(550nit), 색재현율은 20%(85%) 향상될 수 있게 됐다.

그럼 LG G4를 실제 쓰면 그러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Yes다.

LG G4의 색재현율은 일반적인 모든 콘텐트가 사용하는 표준 색역 sRGB 보다 넓고 극장용 표준 색역 DCI-P3 대비 98%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sRGB 조차 완벽히 커버하지 못하는 기존 스마트폰 화면에선 보지 못한 생생한 색 재현을 볼 수 있다.

물론, sRGB 를 넘어서는 색 재현율은 그에 맞춰 만든 콘텐트가 없다면 거의 무용 지물이라서 큰 메리트는 없다 할 수 있다.

토마토나 사과 같이 붉은색 위주의 사진이나 영상은 과거 보다 더 현실적이면서 쨍 한 느낌이 들지만 그게 전부라 보면 된다.

오히려 sRGB에 맞춰 디자인 됐던 UX의 색감이 어둡고 진한 촌스런 느낌으로 바뀌면서 밝고 화사했던 기존 UX 느낌이 그리워질 정도인데 UX 튜닝까지 완벽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 발열은 거기서 거기, 배터리 시간은 웹 서핑만

LG G4에는 퀄컴으로 선택 가능한 최고 사양 프로세서가 탑재되지 않았다.

이미 출시한 G플렉스2에는 업계 최초로 스냅드래곤810을 탑재시킬 만큼 플래그쉽 프로세서에 대한 니즈를 충분히 반영할 것 처럼 보였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스냅드래곤 810이 아닌 스냅드래곤 808 였다.

이에 대해 LG나 퀄컴 모두 입을 닫고 있어 왜 스냅드래곤 808을 선택했는가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지만 스냅드래곤810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발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필자는 LG G4의 온도가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를 탑재한 G플렉스2 보다 낮을 것으로 생각했다.

발열 주체인 프로세서 사양이 낮춰졌으니 발열이 줄고 온도는 낮아진다는 단순 무식한 생각 였는데 예전 G플렉스2 기사에서 측정한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두 제품의 온도는 거기서 거기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사양아 낮춰진 프로세서가 탑재됐어도 구조적인 차이와 크기, 패널 특성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가 느끼는 온도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LG G4가 G플렉스2 만큼 뜨겁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측정된 온도는 연속 게임 플레이 상황에서 전후면 모두 최대 46도 였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개통이 필요한 통화 시간을 제외한 웹 브라우징, 게임, 동영상 재생을 기준으로 잔량 5%까지 이용 가능한 시간을 측정했다.

모든 테스트는 G3와 같은 조건으로 진행했으며 그 결과 웹 브라우징에서 2시간, 게임에서 11분, 영화 감상에서 12분을 더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 됐는데 삼성 같이 자체 프로세서 개발과 최고 수준의 미세 공정을 갖추지 못한 LG로썬 어쩔 수 없는 결과다.

퀄컴에 의존하고 퀄컴은 다시 TSMC에 의존해 16nm나 그 이하로 진입하지 못한 현실에서 스냅드래곤 810은 발열 때문에 사용할 수 없고 성능을 포기해도 20nm 장벽에 막혀 배터리 사용 시간 개선은 거의 진전이 없으니 LG도 답답할 것 같다.

 

 ■ 가죽 커버가 살렸다. LG G4

LG G4에 대한 만족감은 디자인적인 요소가 크다.

퀀텀 디스플레이의 사실적인 색 재현이나 수동 카메라 기능도 만족스럽지만 가죽 소재에 대한 로망과 그에 대한 프리미엄 그리고 만족감은 하루 이틀이면 식상해질 스펙이나 기능적 만족감 보다 월등히 높다.

기본 커버가 번들 번들한 세라믹 커버라는 점은 LG전자의 판단 미스지만 6월 말까지 천연 소가죽 커버를 무상으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연장한 것은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다 비슷 비슷한 성능에 더 빠르다 해도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에선 LG G4 같은 이색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