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슴이 뜨꺼워지는 이야기

변호인-예정된 승부에도 가슴을 뒤흔드는 한방-노무현대통령이 자꾸 생각납니다.ㅠㅠ

변호인-예정된 승부에도 가슴을 뒤흔드는 한방

MOVIE REVIEW NO. 01

변호인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시완, 곽도원, 김영애, 오달수
개봉
2013 대한민국
평점

리뷰보기

 

 

 

사람 관계를 중시하는 국내의 정서상 변호사가 아닌 변호인이란 제목은 느낌이 남다릅니다. 직업을 칭하기보단 사람을 칭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정치인이었던 실존인물의 모습보다는 평범한 국민의 사람이었던 시절을 비추는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인물 중심의 영화가 아닌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보는게 옳을테지요. 이 작품은 또 다시 정치적인 잣대로 보는 사람이 있을 게 불을 보듯 뻔해서 마음이 불편한데, 순수하게 영화로만 판단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착상은 여러 법정 영화의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실존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훨씬 생동감 있게 느껴지지요.

 

 

 

 

 

어려운 가정 형편의 남자, 판사를 거쳐 변호사를 거치며 어느 정도 속물 근성도 생기기 시작할 무렵 맡게 된 국보법 사건에 직면한 한 인간의 신념을 다룬 이 작품은 참으로 송강호의 영화네요. 개인적으론 <관상>의 송강호는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지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였다고는 생각치 않는데 <변호인>에서의 모습은 정말 그 아니면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네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재밌고 흥미진진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그의 존재와 연기는 그런 지루함을 모두 커버하고도 남습니다. 일반적인 성공 스토리를 따라가는 전반부의 내용은 그리 특별한 것은 없어서 다소 밋밋함을 주는데도 그의 연기는 진심이 묻어나는 대목이 몇 군데 있습니다.

 

 

 

 

 

5공화국에 들어서는 시점부터 사회의 부조리한 것들과 마주선 이후 공권력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 시작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정확한 발음의 표준어를 구사하는 변호인이 아닌 사투리로 자신의 감정을 마구 분출하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가슴에 꽂힙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이 <도가니>와 유사한데, 후반부 재판 장면은 훨씬 파워풀합니다. 이건 국내 어떤 재판 장면보다 인상적인데 대공 수사 경찰로 등장하는 곽도원은 마치 <어퓨굿맨>의 잭 니콜슨과 같은 엄청난 카리스마와 철옹성 같은 뚝심을 자랑하더군요. 여기에 비하면 그저 세법 변호사였던 송강호의 모습은 풋내기 톰 크루즈의 모습과 일치하기도 하구요.

 

 

 

 

 

근래 국내에 재판을 다루는 영화들이 꽤나 있는데 기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당시 상황이 지금에 보면 말도 안되는 난해한 세상이었던 점은 <도가니>에서, 재판의 난맥상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부러진 화살>의 재판 장면까지 그들의 장점을 합쳐 완성된 듯한 <변호인>은 그래서 더욱 인상에 깊습니다. <살인의 추억>에서 깊은 눈으로 말하던 송강호의 연기는 이제 크게 일갈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도무지 어디서 저런 연기가 나오는지 알 수 없는 김영애씨의 어머니 연기까지 무시무시함과 진심에 합해진 모든 출연자의 연기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살립니다. <변호인>은 한 실존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끄러워서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과 당시 동시대를 살아간 모든 사람들에게 대한 가슴절절한 사과문처럼 느껴집니다.

 

* 하루에 열그릇이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룩 짭짭 맛있는 돼지국밥!

* <설국열차>와 <관상> 이후의 송강호. 과연 도합 3천만을 찍을 수 있을까요?

* 30대 이상에겐 꽤나 파괴력이 있을 듯 한데 과연 20대 이하의 관객들에겐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