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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액정 수리비의 진실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의 진실

주변에 꼭 한 명씩은 있다. 액정이 부서져 금이 가 있는 채로도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이 말이다. 저마다의 이유는 각기 다르다. A/S 센터를 찾을 시간이 없어서, 사용하는 데 별문제가 없어서, 단순히 귀찮아서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나 수리비가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액정 파손은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의 과실로 치부되고, 액정 교체 등 수리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 액정은 쉽사리 부서지도록 설계돼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째서 액정 수리 비용은 이토록 과다한 것일까.


스마트폰 액정을 살펴보자면

대부분 액정의 파손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을 그대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액정에 금이 가 있을 뿐 스마트폰 이용 그 자체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액정이라는 하나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들 스마트폰의 액정이라고 부르는 곳은 우리가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부위의 보다 안쪽에 위치해 있다.

너무나도 쉽게 부서지는 스마트폰 액정

스마트폰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는 부품은 ‘강화 유리’다. 우리가 흔히들 액정이 깨졌다고 표현하는 경우는 대부분 겉의 강화 유리가 파손된 경우다. 강화 유리의 안쪽에는 사람의 터치를 인식하는 ‘터치패널’이 위치하고 있으며, 터치패널의 더 안쪽에 스마트폰의 정보를 출력하는 진짜 ‘액정(LCD, OLED)’이 위치해 있다. 유리에는 금이 가 있지만 스마트폰의 터치에는 이상이 없는 경우는 강화 유리만 파손되고,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터치패널과 보다 안쪽의 액정에 손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모듈은 다양한 부품으로 이뤄져 있다

강화 유리와 함께 터치패널이 파손된 경우에는 우선 터치에 대한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 경우에는 외부의 버튼을 작동시킨 경우 제대로 제품이 동작하고 또 액정에 관련된 정보가 출력이 되지만, 단순히 이용자의 터치만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동작되게 된다. 보다 더 안쪽에 위치해 있는 진짜 액정이 파손된 경우에는 그럼 어떻게 될까. 스마트폰의 파손이 심한 경우에는 디스플레이의 정보가 검은색으로 뒤덮이거나 아예 아무것도 출력되지 않기도 한다. 이처럼 디바이스의 정보 출력 자체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강화 유리와 터치패널 안쪽에 위치한 액정이 파손된 경우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흔히 ‘액정’이라고 부르는 스마트폰의 부품인 강화 유리, 터치패널, 그리고 진짜 액정의 세 가지 세부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A/S 센터의 기본적인 수리 방식

이처럼 액정에도 크게 세 가지 부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액정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되는 부품만 교체하면 될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제품의 강화 유리만 깨진 상태에서도 위에서 이야기한 디스플레이 부품 전체를 교체하는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체 왜 손상되지도 않은 부품까지 모두 일괄적으로 수리를 하고 있는 걸까. 여기에는 각 제조사마다 고유의 사정이 존재하긴 한다.

제로갭 공법이 적용된 LG전자의 옵티머스G

우선 애플의 경우에는 디스플레이 부위가 손상된 경우에는 부분 수리가 아닌 리퍼비쉬 제품으로의 교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강화 유리 부위만 파손됐다고 해서 그 부위만 교체해 주는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LG전자의 경우에는 G4 이전 모델에 ‘제로갭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있는 것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제로갭 디스플레이란 디스플레이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터치패널을 강화 유리에 부착시켜서 갭을 없애는 디스플레이 공법을 이야기한다. 제로갭 디스플레이의 제품은 강화 유리와 터치패널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있어, 기본적으로 두 부품을 따로 교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강화 유리가 파손되면 터치패널도 함께 손상되고 만다. LG전자 최초로 제로갭 공법이 사용된 제품은 옵티머스G인데, 이 제품 이후로 LG전자의 제로갭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제품들은 강화 유리 혹은 터치패널만 교체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제품들도 배터리 일체형에 엣지 디스플레이까지 적용된 제품이 많아진 것을 그 주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노트7의 액정 수리비는 34만 원을 넘어간다

하지만 제로갭 공법의 적용이 되지 않은 제품들도, 착탈식 배터리의 플랫 디스플레이 제품들도 모두 일률적으로 액정 수리에는 위의 부품들을 모두 일괄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단순히 위와 같이 액정 수리의 난이도나 공법의 차이로는 지금까지 이뤄진 공식 서비스센터의 수리 방식을 제대로 설명해 낼 수 없다. 보다 큰 이유는 바로 서비스센터에 액정 부품이 강화유리와 터치패널, 액정이 모두 하나로 묶여져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야 할 것이다.


비약적으로 높은 액정 수리비

엣지 디스플레이도 제로갭 공법도 적용되지 않은 갤럭시노트4의 예로 현재 부과되고 있는 액정의 수리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강화 유리만 파손된 갤럭시노트4의 액정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할 경우에는 액정 교체 비용이 22만 7,000원이 소요된다. 그리고 터치패널과 액정에 이상이 없는 교체 제품을 반납할 경우에는 여기에 할인율이 적용돼 14만 1,000원의 비용이 요구된다. 여기에 추가로 수리기사의 공임비가 가산되게 된다. 강화 유리만 파손된 경우에는 터치패널과 액정은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강제적 스마트폰 수리 DIY 시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사설 수리업체를 이용할 경우에는 대략적으로 7만 원에서 9만 원 가량의 비용이 책정된다. 사설 수리업체에서도 교체된 깨진 액정의 터치패널, 액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이를 3만 원 가량의 가격으로 매입하고 있다. 매입된 정상 부품은 중국 등의 해외에 부품으로 수출되거나 여타 부품의 수리에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중국 등 해외 쇼핑몰에서는 강화 유리 등 일부 부품을 개별적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를 구입해서 소비자가 직접 교체하는 방식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상품 소개 페이지에서 직접 강화 유리를 교체하는 방법을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갤럭시노트4의 강화 유리의 경우에는 중국의 쇼핑몰에서 2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강화 유리 교체를 위한 DIY 매뉴얼이 자세히 제공되고 또 공유되고 있다

강화 유리가 파손된 갤럭시노트4 제품을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할 경우에는 현재 형성돼 있는 본 제품(단말기 본체)의 중고 거래가격보다도 높은 비용이 소요되게 된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제품의 수리가 전문 인력을 통해 이뤄지며, 별도의 부품이 필요하기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갖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별도의 부품으로 공급하고 수리해 충분히 비용 면의 합리성을 꾀할 수 있음에도 현재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강화 유리나 터치패널, 액정 등 해당 부품만 교체하는 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면 액정 수리 비용이 훨씬 더 저렴해질 여지가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이런 조치가 아직까지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 말이다.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서

최근 스마트폰 사전예약의 특전으로 많이 제공되고 있는 상품이 ‘스마트폰 액정 교체 비용 할인권’이다. SKT의 루나S,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등이 이 상품을 제품의 조기구매 및 사전예약의 특전으로 제공한 바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첫 번째로 액정 교체 비용이 비싸다, 두 번째로 액정이 쉽게 파손될 수 있다, 세 번째로 그렇기에 교체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어쓸 수 있을 것이다. 액정 교체 비용이 비싸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루나S는 예약가입 시 액정 수리비 50%를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가짜 스마트폰 부품을 판매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패션 상품과 함께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액정과 배터리 등의 가짜 부품을 들여와 보관하고, 일반인들에게 이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도한 수리비 때문에 지금껏 없던 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하경제가 생겨났다. 스마트폰 가짜 부품(비정품)들이 성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할인권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할인된 가격으로, 즉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스마트폰 액정 부위의 개별 부품을 수리해 수리비의 합리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수리비 합리화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켜야 할 때

스마트폰은 더 이상 신기한 제품이 아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져 있으며, 시중에는 다양한 스마트폰이 넘쳐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제품 자체가 아니라 제조사의 브랜드 가치, 그리고 이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측면에서 제품의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수리비의 합리화를 통해 제조사들이 얻을 수 있는 수리비 매출은 감소하게 되겠지만, 이를 통해 가짜 제품의 유통과 같은 사회적 문제의 해소와 함께 제조사 브랜드의 가치와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도 더 장기적인 시야에서 스마트폰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의 합리화,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보 : 아이폰의 파손된 유리만 교체해주는 서비스가 곧 오픈예정. 공지새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