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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MS의 차세대 게임 콘솔, 지금 구입하면 밑지는 장사일까?

이른바 차세대 게임 콘솔이라고 지칭 되며 수많은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던 소니의 PS4 (PlayStation 4)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box One이 출시 된 지도 이제 6개월 가까이 경과하였다.

두 제품은 출시 이후 24시간만에 전 세계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과시하였는데 그런 현상은 아직도 현재진행 중이어서 지난 4월에는 PS4가 7백만 대, Xbox One이 5백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였다.

 

 

 

각 기업이나 매체들이 밝히는 정보들에 의하면 두 제품은 순조롭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여가는 듯이 보이는데 기존 콘솔인 PS3와 Xbox 360이 7~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현역으로 있었고, 근래에는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였기 때문에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과연 현시점에서 PS4와 Xbox One이 기존 게임 콘솔들을 대체하고 현세대 콘솔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한편 닌텐도 Wii의 후속 기종인 Wii U (위유)는 차세대 게임 콘솔로 포함 시키지 않는지 궁금해 할 이들도 있을 텐데 Wii U의 경우 다른 두 제품보다 1년 빠른 2012년 11월에 출시 되었음에도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판매량이 272만 대에 불과하며, 특히 성능은 기존의 PS3나 Xbox 360에 비교 될 정도여서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판단해 이번 기사에서는 제외 시키기로 하였으니 그 점에 대한 양해를 바란다.

 

■ 아직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게임 라인업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게임 콘솔은 게임 플레이를 주목적으로 하는 기기이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PC 및 모바일 기기용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 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하였지만 오직 콘솔로만 발매 되는 인기 게임 타이틀로 차별화 전략이 가능해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PS3와 Xbox 360으로 출시 된 'GTA 5 (Grand Theft Auto V)'의 경우 각 콘솔의 중고 판매량까지 영향을 줄 정도였는데, 그에 따라 게임 시장에서 게임 타이틀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명백히 입증한 바 있다.

게임 콘솔에서 게임 타이틀의 중요성을 실감케 한 GTA 5

그런데 아쉽게도 PS4와 Xbox One으로는 아직 그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만한 게임 타이틀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게임사를 통해 수십 가지의 게임 타이틀이 출시 된 상황이지만 일부 게임을 제외하면 PS3와 Xbox 360으로도 함께 출시 되고 있어서 기존 콘솔 보유자라면 굳이 차세대 콘솔에 솔깃할 동기가 부족하다.

PS3의 인기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의 최신작이나 Xbox를 대표하는 FPS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헤일로' 시리즈 최신작 등 그 이름만으로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대작 게임 타이틀은 각각 PS4 및 Xbox One으로 출시 된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여전히 개발 단계여서 차세대 콘솔 구매자들을 그저 애타게 하고 있을 따름이다.

물론 이 같은 문제는 과거에 PS3와 Xbox 360 역시 출시 초기에 게이머들의 불만을 샀던 부분이지만 이번 차세대 콘솔들은 또 다른 문제가 중첩 되어 있다. 바로 기존 게임의 하위 호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다.

많은 게임들이 기존 콘솔들은 물론 PC로도 출시 되고 있다

차세대 콘솔 구매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당연히 최신 게임 타이틀이겠지만 게임 콘솔과 동시에 발매 되는 게임의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존 콘솔의 게임들도 즐길 수 있는 경우 게이머들은 기왕 사는 거 신제품으로 사자는 경향을 가지게 되는데, PS4와 Xbox One은 CPU 아키텍처의 변경을 이유로 하위 호환 기능이 제외 되어 오직 각 콘솔 전용으로 발매 되는 게임들만 실행 가능해 기존의 인기 게임들을 그대로 즐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MS는 기존 콘솔용 게임 타이틀 구매자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차세대 콘솔용 디지털 버전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소니는 PS1 / 2 / 3 게임을 PS4에서 실행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는데 처음부터 하위 호환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결국 편의성이나 비용 면에서 불리하다.

 

■ 3D 블루레이는 그림의 떡?

한편 시대가 변하면서 게임 콘솔들에는 다양한 부가기능이 추가 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영상이나 음악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 기능을 들 수 있다.

DVD 플레이어가 전성기였을 때 소니는 PS2에 DVD 재생 기능을 적용하였는데 마침 그 당시 '매트릭스'를 비롯한 인기 영화의 DVD 타이틀이 크게 인기를 얻었고, PS2의 가격은 일반 DVD 플레이어와 큰 차이가 없거나 낮은 수준이어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재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기본 탑재 된 PS4와 Xbox One에 블루레이 타이틀 재생 기능이 제공 되는 이유는 그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공식 출시한지 반년 가까이 지났지만 차세대 콘솔들은 여전히 3D 블루레이 앞에서 무력하다

한편 블루레이 타이틀은 DVD에 비해 높은 화질이나 화려한 음향 효과를 지원할 뿐 아니라 3D 콘텐츠를 구현 가능하다. 3D 모니터 및 TV와 3D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이용해 일반 가정에서도 영화관처럼 3D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해주므로 게임 못지 않게 영화도 즐긴다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게임 콘솔은 일석이조의 제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소니와 MS는 각각 PS4 및 Xbox One의 출시 전부터 3D 블루레이 재생 기능이 차후 추가 될 예정이라고만 밝혀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기존 콘솔도 지원하는 기능을 업데이트 보류 중인 소니와
Xbox Video로 스트리밍/다운로드 서비스부터 신경 쓰는 MS

문제는 단순히 아쉬움을 산 것에 그치지 않고 의아함마저 유발한 데 있다. 블루레이 연구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소니는 PS3에도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기본 탑재하였는데, 지난 해 여름부터 시스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PS3에 3D 블루레이 기능을 적용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MS는 Xbox One과 윈도우 OS용 'Xbox Video'를 통해 각종 영상 콘텐츠 다운로드/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블루레이 기능 업데이트는 뒷전인 모습으로 느껴진다.

즉 소니와 MS 양쪽 모두 기술적인 어려움보다는 다른 원인 때문에 3D 블루레이 재생 기능을 업데이트 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 기다리다 목 빠질 듯한 Xbox One

한편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출시 된 차세대 콘솔용 게임들 중에도 분명히 재미있는 게임 타이틀이 존재하고 녹화한 게임 동영상 공유 및 실시간 게임 방송처럼 차세대 콘솔에서 지원하기 시작한 기능들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 PS4와 Xbox One을 구입하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식 출시라는 조건이 충족 되었을 때 이야기이다. PS4의 경우 이미 지난 해 12월 17일에 국내에도 출시 되어 현재 큰 어려움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Xbox One은 올해 9월경 출시 예정이어서 여전히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 소비자는 Xbox One 구매 시 외국어 뿐 아니라 결제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제품 구매 시 어느 정도의 외국어 실력과 해외 결제 방법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므로 국내에서 구매하는 경우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 되는데, 이를 극복하고 구매하더라도 다른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우선 220V 전압이 기본으로 자리 잡은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다른 전압의 전기 콘센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때문에 Xbox One도 지역에 따라 적용 되는 전압에 차이가 있다. 만약 구매 시 이 점을 주의하지 않고 그냥 전원을 켠다면 제품 고장으로 직결 되므로 처음부터 국내 전압으로도 작동 되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변압기를 준비해야 한다.



윈도우 OS의 모던 UI와 흡사해 직관적이지만 언어가 발목을 잡는다

또 다른 문제는 언어이다. 아직 공식 출시 국가에 포함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Xbox One은 현재 한글을 기본 지원하지 않아서 영어나 다른 언어로만 이용 가능하다. 마치 영문 윈도우 OS를 사용하는 것처럼 외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은 간단한 설정 변경 시에도 애를 먹게 된다.

특히 Xbox One은 키넥트를 통해 음성 제어 기능도 지원하지만 음성 역시 현재 공식 출시 된 지역의 일부 언어들로만 사용 가능하므로 잘 굴러가지 않는 혀를 굴려가며 애쓰거나 그냥 포기하고 게임 패드를 사용하게 된다.

국내 Xbox 홈페이지에는 아직 Xbox One 고객 지원 항목조차 없다

마지막으로 거론할 점은 제품 보증 서비스이다. 어떤 제품이든 언젠가는 고장나기 마련이어서 게임 콘솔도 수리나 교환을 대비해야 하는데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은 그런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은 소니나 MS의 국내 지사에서 책임을지지 않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지사에만 관련 문의 및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해당 지사의 상담원과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하다면 그냥 게임 오버이고, 만약 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배송비 부담이나 처리 기간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여 뒤통수를 뻐근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런 모든 사항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Xbox One의 국내 출시일까지 기다리거나 차라리 PS4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낫다.

 

■ 유저 간 커뮤니케이션에 중점 둔 차세대 콘솔, 게임용으로는 아직...

지금까지 몇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PS4와 Xbox One이 차세대 게임 콘솔로서 충분한지 알아보았는데 간단히 말해서 실망스러운 부분부터 찾는 게 더 쉬운 상황이다. 현재 케이벤치에서 차세대 콘솔(PS4)을 보유하고 있는 기자는 한 명인데 아직까지 좋아하는 게임이 발매 되지 않아 다운로드판 디지털 게임 일부만 종종 즐길 뿐 실제로는 PS3를 더 많이 이용 중이어서 함께 구매하려고 했던 필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중이다.

게임을 단순한 콘텐츠에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변화 시키는 중인 차세대 콘솔

이번 차세대 콘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의 강화일 것이다. PC 환경에서 흔히 즐기는 실시간 게임 방송과 녹화한 게임 영상 공유, 모바일 환경의 SNS 등이 출시 초기부터 활성화 되어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그에 따라 기존 콘솔들과 달리 여러 명이 향유하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금세 몇 가지 제약에 가로막히고 만다. 게임 콘솔을 보유한 친구가 많지 않거나 새 친구 사귀기를 꺼리는 이들에게 유저 간 커뮤니케이션은 그저 관심 없는 부가기능일 뿐이며, SNS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편리할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도 차세대 콘솔의 주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게임 콘솔의 핵심은 게임인데 이른바 '킬러' 타이틀의 부재 때문에 차세대 콘솔들은 아직 게임용으로만 권하기가 애매한 시점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해소 될 것으로 예상 되며, 특히 오큘러스 리프트나 프로젝트 모피어스처럼 가상현실 기술 기반의 주변기기를 이용하는 신개념 게임도 대중화 된다면 오히려 기존 콘솔들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게임 시장에서 도약할 가능성도 있다.

차세대 콘솔의 진가는 어디까지나 업그레이드 된 하드웨어와 신기술을 본격 활용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있는가에 달린 것이므로 단순히 신제품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기보다는 기존 콘솔을 대체하는 놀거리로 충분한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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