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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펼치니 7.3인치 '태블릿 폰'.. 세 가지 앱이 화면에

-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F' 공개
갤럭시S 시리즈 10년만에 스마트폰 기술장벽 허문 새 모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이 제품의 이름은 '인피니티(infinity·무한) 플렉스(flex·신축성 있는) 디스플레이'로 기존 스마트폰 화면을 덮고 있던 유리 대신 수십만 회를 접고 펴도 성능이 유지되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탄생 10년이 되는 내년 초 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기술적 장벽을 허물고 모바일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면폰으로 고가 시장을 점령한 미국 애플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거세게 추격해오는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완성도 높은 폴더블폰을 앞세워 세계 시장 1위(판매량 기준)를 수성하겠다는 것이다.

펼치면 태블릿PC로…세 가지 앱을 한꺼번에 구동

삼성전자는 7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을 개최하고 폴더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등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미래'라며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폴더블폰 플렉스파이(Flexpai)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기존 스마트폰 화면 두 개를 접어서 포갠 형태로, 평소에는 4인치대 화면이지만 펼치면 7.3인치 크기의 태블릿PC로 변신한다. 하나의 커다란 화면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양쪽 화면에 각기 다른 앱(응용 프로그램)을 구동하거나 최대 세 가지 앱을 동시에 띄울 수도 있다.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북미법인 상품전략담당 상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면서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던 앱이 (화면을 펼치는 순간)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는 새로운 경험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부드럽게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날갯짓하는 나비를 대형 화면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용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커버 유리를 대체하는 플라스틱과 디스플레이를 반복적으로 접었다 펴도 견디는 디스플레이용 접착제를 새로 개발했고 디스플레이의 두께도 기존 제품보다 얇게 만들어 접어도 주머니에 쉽게 들어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난관은 모두 극복했고 양산이 가능한 제품으로 다듬는 단계만 남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신 구글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폴더블폰용 안드로이드 화면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화면 구성이나 소비자들의 사용 방식이 기존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폴더블폰의 형태를 알려 더 많은 앱과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먼저 공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나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9'에서 별도 언팩(공개) 행사를 열고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빅스비 중심 AI 올인 전략도 공개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의 AI 서비스 '빅스비(Bixby)'와 연동되는 서비스와 앱을 전 세계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내부에서 개발됐고, 외부와의 협업에는 폐쇄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는 갈수록 협업이 중요시되는 AI 시장에서 더 많은 파트너를 모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국 구글이나 아마존 등 수많은 파트너를 모아 AI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IT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내부의 AI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소비자 평가업체인 옐프, 티켓 예매업체 티켓마스터 등 수십 개 업체가 빅스비용 서비스 개발을 마쳤고 700여개 업체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현재 한국어·영어·중국어로만 지원되는 빅스비에 이달 중 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를 차례로 추가하며 빅스비 사용자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